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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Films

<오발탄> , 유현목(1961) 영화 후기 분석 "갈 길을 잃어버린 탄환"

by kim.jeff 2020. 10. 22.

예술영화감상이라는 교양수업에서 본 영화입니다. 강의의 내용을 재정리한 글임을 미리 알립니다.

www.youtube.com/watch?v=LfxIfK8ThFc


 

<오발탄> , 유현목(1961) 영화 줄거리 및 분석 "갈 길을 잃어버린 탄환"

 

<Oh Bal Tan> (the aimless bollet), You HyunMok (1961) Main story and Analisis "Bollet which lost the way to go"


 

1. 영화 정보

영화 정보

영화 제목

(제작연도)

오발탄 (1961)

상영시간&감상일

2020.09.14

감독

유현목

관람등급

드라마

영화 키워드

한국전쟁, 전쟁에 미친 어머니, 참혹한 현실, 소설 원작

2. 줄거리

 철호는 전쟁 후유증으로 정신이상증이 걸린 어머니와 제대 후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남동생 영호, 그리고 아이를 가진 아내와 여동생 명숙, 막내 동생 민호, 구두를 사달라고 하는 어린 딸과 지낸다. 신발가게에서 딸에게 줄 신발을 고르다가도 그대로 놓고 사주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영호는 군 시절에 알고 지냈던 설희를 만나 사랑을 나누지만, 다음날 설희는 이웃집 청년에게 살해당했다. 설희의 방에서 발견된 권총을 보고 은행을 털어 가난을 벗어나려고 마음을 먹지만, 돈가방을 들고 나오자마자 잡히고 만다. 철호는 잡힌 영호를 면회하러 경찰서에 갔다가 출산 중이었던 아내가 위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으로 향한다. 도착했을 때엔 병실은 비워져 있는 상태였다. 오랫동안 아팠음에도 뽑지 못했던 사랑니를 뽑고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리는 철호는 택시를 타는데, 노모가 있는 집으로 가야 할지, 다시 경찰서로 돌아가야 할지 고민한다. 하지만 목적지를 말하지 않은 채 그저 '가자'라고 밖에 말할 뿐이었다. 택시기사가 ’’ 어디서 오발탄 같은 손님이 걸렸어, 자기 갈 곳도 모르는"이라며  짜증을 낸다. 철호는 해야 할 구실이 많지만 제대로 하는 게 없다며 자신이 오발탄임을 인정한다. 신호등이 파란불이 되자 택시는 목적지도 모르는 곳으로 출발한다.

 

 

3. 영화 소개

 오발탄은 원작 소설 <오발탄> (이범선, 1959)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리얼리즘 문학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적나라하게 그 당시의 전쟁 후의 시민들의 삶에 대해서 표현하고 있으며, 작품 중 어머니의 "가자 가자!" 때문에 상영금지 처분을 받기도 하였다. 

 

4. 감독 소개

 유현목 감독은 그 당시 다른 영화들의 배우와 대사로 영화를 맡겨버리고 영화의 작품성을 생각하지 않는 작품들에 비판적인 인물이었다. 줄거리가 이어지기만 하면 영화로 나오는 작품들을 비판하며, <오발탄> 영화를 보았을 때,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작품 속에 담아내려고 많이 노력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5. 영화의 구조

 본 영화는 3장 구조를 가진다. 시작 - 중간 - 결말의 구성을 가진다. 30분 60분 30분 정도의 분량으로 구성되어있다. 

 

6. 영화의 시작과 끝의 차이

 영화를 잘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가, 시작 부분과 (도입) 결말 부분에서의 주인공들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다. 본 <오발탄>에서는 영호와 명숙은 많이 변했지만, 철호는 시작부터 결말까지 사랑니를 뺀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다. 그는 회계일을 하러 박봉에도 사무실을 다니지만, 여전히 부양해야 하는 가족 때문에 힘든 삶을 살아간다. 어디로 갈지 모르는 오발탄이 되어서도, 신호등이 파란빛을 내자 그는 앞으로 나간다.

 

시작

결말

철호

사무실-치통

월급-치통, 치과, 신발가게

 

경찰서-영호(조카 화신 구경, 형수해산)

해방촌-어머니(가자! 가자!)-아내 병원 입원

명숙의 돈

서울대병원-아내의 죽음

치과-사랑니 2-현기증

택시-독백‘오발탄’‘가자! 가자!’

영호

술집-전우들

현실 타개 욕망

상업은행(답사)

술집-용기(메타포)

설희 만남

은행강도-도주-추격-체포

어머니

가자! 가자!

가자! 가자!

명숙

경식(청혼-탈출 욕구)

미리-취직 부탁(탈출 욕구)

가출

갓난애-독백(오빠! 돌아와!)

7. 철호의 치통

 치통은 물리적인 아픔 외로 많은 부담과 고통을 뜻한다. 극이 시작할 때부터 그는 아프다는 말은 하지 않지만, 그의 손이 입가에 대고 고통스러워한다. 물리적으로 썩어버린 치아 때문에 아픈 것으로 보이지만,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음에도 가장으로서 부양해야 하는 가족들이 많기 때문에 자신의 치아를 발치하기 위한 금전적인 여유가 없었다. 따라서 가장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나타내는 하나의 은유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결말로 다가와서는 그는 계속 참아왔던 치통을 없애기 위해 다시 치과를 찾아가 결국 발치를 하게 된다. 피를 흘리며 병원을 나온 그는 발치를 했음에도 또다시 찾아오는 발치로 인한 아픔과 현기증 때문에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한다. 이것은 아내가 출산 중에 위독해져서 사망했음에도 그녀 곁에 있어주지 못한 그의 내면의 아픔과 영호의 은행털이를 하다 철창으로 들어가게 된 것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딸에게 새 신발 하나 사주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자책의 아픔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사랑니에서 오는 아픔을 제거하기 위해서 사랑니를 발치했음에도 근본적인 아픔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로 남아있게 된다. 

 

 

8. 영화의 주제

인간들의 내면의 문제와 현실의 갈등

전쟁 후의 한국의 현실 (어머니가 외치는 가자! 가자! 그리고 가난에 온 가족이 불행 속에 살아가는 현실)

양심과 현실의 갈등 (살기 위해 은행을 털어 가난을 극복하고자 했던 영호)

9. 영화의 결말

 열린 결말의 구조를 갖고 있다. 경찰서로 다시 가서 영호에 대한 일의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것인지, 집으로 가야 하는 것인지 병원에 가서 죽은 아내를 보러 가야 하는 것인지, 엉망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결정하지 못한 영호는 택시기사에게 목적지를 말하지 않은 채 가자라고 외친다. 보조기사의 오발탄이라는 말에 자신이 오발탄임을 인정하며 독백한다. 하지만 남아있는 가족들과 갓난아이를 생각한다면 철호는 그래도, 마치 신호등이 파란색으로 바뀌어 앞으로 가게 되는 것과 같이 방향을 상실했던 자신을 다잡고 다시 방향을 설정하여 살아나갈 것이라는 결말이 첫째요, 전쟁 후의 한국 사회에서 가난을 극복하지 못해 해결되지 않는 연속적인 문제 안에서 돌고 돌뿐 해결을 위한 발걸음은 나아가지 않고 있다는 결말이 그 둘째가 되겠다. 희망적인 결말과 절망적인 결말 모두 생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10. 던지고 싶은 질문

" 당신도 오발탄과 같은 상황이었던 적이 있었을 겁니다.

그때의 당신은 오발탄 같던 자신의 상황을 어떻게 이겨내셨나요? "

 

목적지를 쉽사리 말하지 못하고 현기증에 쓰러져가는 철호